최종편집 2018.12.12 수 14:38 로그인 | 회원가입 | 자유게시판
> 뉴스 > 시론/칼럼
     
그들만의 리그… 『은행의 민영화』
제대로 된 은행 만들자는 것이 민영화의 본래 취지!
30년 민영화 역사에도 경쟁력 강화 전략 성공 못해
경영 자율성 부여하고 책임경영체제 구축해야…
2013년 09월 07일 (토) 10:46:21 방경호(언론인) webmaster@fnplus.co.kr

   
▲ 방경호(언론인)
정부가 은행을 민영화하기 시작한 것이 1983년이니까 민영화의 역사는 30년이나 된다. 예나 지금이나 은행을 민영화하려는 취지는 한마디로 주인이 있어 주인답게 경영하는 은행을 만들어 은행이 제대로 된 구실을 하도록 해보자는 것이다.

은행이 자원배분의 중심기구로 기능을 다할 때 물가도 안정되고 국민생활이 편안해지며, 기업 활동도 활발해져 국가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한 은행경영을 보다 효율화함으로서 글로벌화 하는 무한경쟁시대에 국내 은행산업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자는 현실적인 필요성도 힘을 보태고 있다.

뒤돌아보면 그동안 수차례의 민영화를 통해 은행들은 소유구조도 크게 개선됐으며, 주식분산도도 매우 높아졌고 규모도 대형화해 최근엔 금융전업그룹으로까지 발전하기에 이르렀다. 사외이사 제도를 비롯해 은행장추천위원회 등 경영의 건전성과 책임경영체제도 확보됐다.

한 발 더 나아가 일각에서는 초대형의 메가뱅크론을 들고 나와 찬반 논란에 불을 붙이고 있다. 그러나 두 차례의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민영화를 비롯해 인수합병 등을 통한 대형화 등 그간 추진돼 온 금융산업의 경쟁력 강화 전략들이 결코 성공적이었다고 보기 어렵게 됐다.

여전히 경영의 자율성과 책임경영체제가 미흡하고, 경영관리 능력과 위험관리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경쟁력이 매우 취약하다는 지적이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소유구조에 대해서도 1인 지배주주나 지나치게 분산된 소유구조 방식은 둘 다 장점보다는 단점들이 드러날 수 있기 때문에 과점적 소유구조를 통해 경영 효율성과 함께 책임경영체제 구축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관치가 은행경영자들을 정책수단 실무자로 전락시켜
이처럼 은행 민영화가 30여 년의 역사 속에서도 여전히 정착되지 못한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 한마디로 금융자율화가 부진했으며, 책임경영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말이 민영화였지 정부는 민영화 이후에도 은행을 여전히 정책수단으로 이용했고 금융수요를 충족해왔다. 대주주들도 사실상 방관자에 머물렀으며, 경영자들도 실질적인 임면권을 쥔 정부로부터의 평가만을 의식해 정책수단의 실무자로서 충실해왔다.

최근에도 정부는 4대 금융그룹의 수장을 고위관료 출신인사로 메우고 있는 실정이다. 은행사람들도 크게 변한 게 없다. 민영화를 계기로 은행이 커지는 등 나날이 새로워진다지만 서민계층이나 중소기업들에게는 날이 갈수록 은행의 문턱만 높아질 뿐이다.

또한 민영화는 금융이용자에게 상당기간 불안감을 안겨주는 데도 정부나 은행측은 이들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시작부터 끝까지 이렇다 저렇다 말 한마디 하지 않는다. 때문에 민영화는 그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그들만의 리그’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그러면 은행의 주인은 누가 돼야 하고 경영자는 어떠해야 하는가? 은행은 그 고유의 성격상 정부, 주주, 경영자, 예금자가 다함께 주인이어야 한다. 민영화와 관련해 항시 논란을 빚는 대목이 대주주의 경영지배문제다. 물론 은행이란 특수성을 고려할 때 특정재벌의 경영지배는 상당한 폐해를 예상케 해 규제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건전성 확보를 포함한 대주주의 횡포와 전횡은 정부가 엄정한 감독자의 역할에 충실한다면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는 순수 민간주주로 출발한 금융사들의 경우를 보면 뚜렷하게 입증이 되는데 어디에서도 과점주주의 경영지배가 경영의 건전성을 위협하고 있다는 징후를 찾기 어렵다.

마침 정부가 우리금융그룹의 민영화 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민영화가 추후 그들만의 리그로 비난받지 않으려면 단순히 공적자금회수의 극대화를 넘어 실질적인 민영화를 통해 경영 자율성을 부여하고 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계기를 마련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경남ㆍ광주은행 시장수요 왕성해 쉽게 매각될 듯
예금보험공사가 보유 중인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의 지분매각 일정을 공고함으로서 그간 매각방법, 시기 등을 둘러싸고 논란을 빚어온 우리금융그룹의 민영화가 속도를 내게 됐다. 예보는 인수희망 대상자들로부터 오는 9월 23일 5시까지 예비입찰을 받겠다고 공시해 빠르면 10월 중 우선협상 대상자가 가려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그룹은 과거 한빛은행 등 외환위기 이후 공적자금이 투입된 5개의 금융회사를 합쳐 설립된 그룹이다. 당시 예보는 모두 12조8000억원을 투입해 이들 지분의 100%를 인수했다.

예보는 지난 2002년 6월 증권시장에 우리금융을 상장한 뒤 조금씩 매각해 5조7497억원을 회수했으나 원금만 따져도 아직 7조원 이상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수를 위해 발행한 채권과 이자까지를 포함하면 그 규모는 18~19조원에 이른다.

정부는 지난 2010년부터 3차례에 걸쳐 지분매각을 통한 공적자금 회수를 시도했으나 우리금융그룹의 시장가치를 다 내고 인수할만한 국내자본이 없고 통째로 매각해 다른 은행과 합병하는 방식 등도 검토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따라서 이번 시도는 네 번째가 되는 셈인데, 과거와 달리 이번엔 통째 매각을 지양하고 14개 자회사를 ‘지방은행계열’, ‘증권계열’, ‘우리은행계열’로 쪼개 분할 매각키로 해 어느 때 보다도 성공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우선 자산규모가 작아져 인수가 용이하며, 시장에서 공개적으로 매수를 희망하는 세력까지 존재해 잘하면 경영권프리미엄까지 받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거듭 최고가격 낙찰원칙을 강조하는 것도 이런 데서 자신감을 갖기 때문인 듯하다.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의 인수가격은 대략 1조2000억원~1조3000억원 선에서 추정되고 있다.

벌써부터 경남은행은 BS금융지주(부산은행)와 DGB금융지주(대구은행)가, 광주은행은 JB금융지주(전북은행)가 눈독을 들이고 있으며, 중국공상은행 등 외국계에서도 관심을 보여 왔다. 따라서 이들 지방은행의 매각대금이 커질수록 공적자금회수가 손쉬워 지게 될 것이다.

증권패키지에 인수희망자 몰려 프리미엄도 기대
증권계열은 우리투자증권을 포함해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자산운용 등이 함께 묶여 8월 초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 인수가격은 1조3000억원~1조5000억원 선의 규모가 예상된다.

이들 증권패키지 역시 인수희망자가 넘쳐나고 있어 인수가격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미 NH농협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를 비롯해 현대차계열의 HMC투자증권, 교보생명 등이 인수전에 적극 참여할 것을 공개천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금융그룹 민영화의 최대관심사는 내년 1월 매각절차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우리은행으로, 인수가격이 프리미엄까지 감안하면 5~6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은행 역시 KB금융지주, NH농협금융지주, MBK파트너스, 교보생명 등이 인수에 관심을 보여 왔으나 매각방식이 분할매각으로 바뀌어 어떻게 대응하게 될지 관심을 모은다.

앞으로 매각될 우리금융 패키지를 10조원 규모로 추정할 때 이들의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그동안 투입된 공적자금은 상당부분 회수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런 낙관적인 기대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순조로운 매각을 가로막는 요인들이 존재한다.

우선 국내외 증시상황이 좋지 않아 전반적인 주식가치가 하락하고 있어 제값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 자칫 헐값에 팔리게 되는 경우 공적자금 회수규모가 감소하게 돼 매각을 보류하게 되는 상황도 가정해 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지방은행 인수와 관련해 경남과 전북지역 상공인들이 정부에 우선협상권을 달라고 조르면서 지역출신 국회의원 등 정치권을 동원해 금융위 등을 압박하고 있다는 점도 불안요인이다.

자칫 지역간 갈등을 조장하고 정치쟁점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우려된다. 특히 지방은행의 분리매각이 우리금융의 기업가치를 분할하는 결과가 돼 차후 우리은행의 매각을 어렵게 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보다 조기 민영화에 초점 맞춰야
정부가 우리금융그룹의 민영화를 서두르는 이유는 경기불황으로 세수가 부족한 상황이고, 또 힘든 일은 정권 초기에 밀고 나가야 한다는 판단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국세수입이 정부계획보다 20조원 가까이 모자라는 것으로 추계되고 있다.

세수부족이 심각해지면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으로 제시한 각종 국책사업과 복지지출이 차질을 빚게 돼 정부로서는 빚을 내 나라살림을 꾸려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때문에 정부가 보유한 우리금융그룹의 주식을 서둘러 매각하려는 것은 단순한 민영화라기보다는 외환위기 이후 투입된 공적자금 회수의 극대화라는 부정적인 평가도 없지 않다.

하지만 민영화 지연은 금융사의 수익감소, 시스템의 리스크 증대를 초래하는 등 경영 비효율성의 지속을 의미하기 때문에 조기 민영화가 절실한 상황인 만큼 이번 정부의 예보 보유주 매각결정은 적절했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금융산업 발전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속적인 대형화가 필요하다고 해도 현재의 국내 은행경영 능력을 고려할 때 대형화만으로는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고 오히려 위험증대 가능성만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메가뱅크 등 대형화만을 지향하는 민영화는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특히 난항이 우려되는 우리은행 민영화와 관련해 산업자본을 포함한 장기투자에 관심이 높은 투자자를 중심으로 소유 지배구조를 갖추도록 하면 기업투자를 위한 자금중개기능을 강화할 수 있게 되는 등 민영화에도 상당한 유인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싶다.

공적자금을 투입한 금융사의 매각은 공적자금회수 극대화, 조기 민영화, 금융산업 발전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은행 민영화의 역사가 주는 교훈은 민영화가 경영의 자율성을 부여하고 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하지 못하면 그대로 실패한다는 사실을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이번 우리금융그룹의 민영화는 이를 반면교사로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방경호(언론인)의 다른기사 보기  
ⓒ 금융플러스(http://www.fnplu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금융플러스 소개광고문의제휴문의정기구독신청구독료 보내실 곳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일간금융플러스 | (08298)서울특별시 구로구 공원로3, 413호 (구로동, 선경오피스텔) | Tel. 02-2278-3302 | Fax. 02-2278-3304
발행·편집인: 양해철 | 청소년보호책임자 양해철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0914 | 등록일자 : 2009년 7월 17일
Copyright 2009 금융플러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fnplus.co.kr
금융플러스를 통해 제공되는 모든 콘텐츠는 무단 사용, 복사, 배포시 저작권법에 저해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